한전과 주민들간 극심한 갈등으로 6년여를 끌어오던 군산 새만금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마침내 타결돼 정상적인 공사추진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12일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이성보)는 군산시청 상황실에서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과 고윤석 주민대책위원장, 박규호 한전 부사장, 문동신 군산시장, 심덕섭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송전선로 민원 조정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한전과 주민들은 미군 측에 질의할 송전탑 신규노선 높이를 39.4m 이내로 하고, 미군측이 대안노선 변경에 반대할 경우 기존노선을 수용키로 하는 내용의 조정안 작성에 서명했다.
한전과 주민들이 합의한 조정안은 민법상 화해와 같은 법률적 효력을 지니며, 조정안을 토대로 국민권익위가 미군 측에 대안노선 가능 여부를 묻는 질의를 할 경우 미군 회신은 약 6개월 가량 소요된다.
조정안에 따르면 대책위와 한전은 미군 측에 질의할 3개항의 세부질문내용 질의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세부질문내용에는 미군부대를 우회하는 대안노선은 만경강 방수제와 남북2축도로 남단은 남북2축도로 농경지를 경유하고, 북측 구간은 철길 사이 녹지를 경유하는 노선으로 정하도록 했다.
또, 대안노선 방수제구간에서부터 남북2축도로 구간의 비행안전 6구역에 대한 345kv선로 철탑 높이는 한전이 주장하는 설치 가능한 최소 높이인 39.4m로 일괄 설정하고 모든 송전탑은 도장을 시행하기로 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이성보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12일 오전 한국전력의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집단민원이 발생한 전북 군산시 새만금 송전선로 건설현장에서 관계자로부터 현황을 듣고 있다
특히, 양측은 반사파의 비행저촉여부 및 미군이 수용 가능한 최대한의 높이 등도 포함해 질의하기로 했으며, 미군측이 수용 가능한 높이가 35m이상 39.4m로 가능하다고 밝힐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관련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측은 미군부대의 답변결과가 “기존 회신했다는 이유로 검토 없이 불가” 또는 “검토내용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불가”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미군 측 답변이 “기존에 회신했다는 이유로 검토 없이 불가” 또는 “검토내용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불가”일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의 중재 결과를 따르기로 했다.
아울러 미군부대로부터 “대안노선으로의 변경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있는 경우 대책위에서 제시한 대안노선으로의 노선 변경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이번 조정안 작성은 향후 미군 측 회신 결과에 따라 신규 대안노선이든, 기존노선이든 새만금송전선로 공사 재개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문동신 군산시장이 12일 송전탑 조정안에 서명하고 있다.
고윤석 공동대책위원장은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지역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조정안에 합의했다”며 “앞으로 송전선로 공사가 원만히 수행될 수 있도록 한전, 주민, 군산시 모두 협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규호 한전 부사장은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상을 추진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동신 군산시장은 “여러 가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있지만, 주민들이 큰 뜻으로 양보해줘 고맙다”며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일이 이뤄진 만큼 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 달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밀양송전탑 건설과정에서의 사회적 갈등과 비용을 고려할 때, 권익위 조사관의 노력으로 새만금 지역 오랜 공공갈등을 해결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합의서 작성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군산 새만금 송전선로는 새만금지역 내 산업단지 등에 부족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군산 임피면 군산변전소에서 산북동 새만금변전소 까지 총 30.4㎞ 구간에 345kV급의 송전탑 88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지난해 8월까지 임피면, 대야면, 회현면 14.3㎞ 구간에 송전탑 42기를 설치한 후 대안노선을 요구하는 반대에 부딪혀 지난해 4월부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