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군산지역의 정치지형이 사실상 급변 조짐을 보이는 등 지역 정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민주당 공천장이 곧 당선 보증수표로 여겨지던 역대 선거와 달리 안철수 국회의원을 구심점으로 새정치연합 창당이 추진되면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빙의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입지자들이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몰두하던 과거의 흔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진 반면에 오히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갈림길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입지자가 증가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오는 21일 도의원 및 군산시장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가운데 군산지역은 강봉균 전 국회의원의 새정치연합 도지사 출마 움직임, 민주당 소속 선출직 및 당원들의 탈당 현실화, 군산시장 선거구도 등이 맞물리면서 지역정가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정국으로 치닫고 있다.
강봉균 전 국회의원 도지사 출마설
강 전 국회의원은 현재까지 새정치신당 도지사 출마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17일 열리는 새정치신당 창당발기인대회에 관여함은 물론 군산을 비롯한 도내 각 시군의 지방선거 유력 입지자들과 접촉하는 등 사실상 도지사 출마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에는 도지사 선거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실상 런닝메이트로 움직일 수 있는 선거지형을 짜고 있다는 후문도 무성하다.
때문에 지역정가에서 강 전의원의 도지사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강 전 의원의 한 측근은 “도지사 출마에 대한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사실상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관련 전북지역 핵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출마가 유력하지 않겠느냐”고 출마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강 전의원이 새정치연합을 위해 후방 지원 역할은 하되 도지사 선거 등 직접출마는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군산 정치권을 비롯한 전북 정치권이 사실상 강 전 국회의원의 입만을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강 전의원의 도지사 출마를 염두해 둔 군산지역 도의원 및 시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벌써부터 이들의 민주당 탈당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강봉균 전 의원을 도지사로 추대하기 위한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강 전 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할 경우 이번 군산지역 지방선거는 ‘민주당 대 새정치연합’ 간의 정당대결구도이자 ‘강봉균 대 김관영’이라는 인물 대결구도로 고착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군산 정치권의 절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대 새정치연합 주도권은?
새정치연합 창당과 강봉균 전 국회의원의 도지사 출마설 등으로 군산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가운데 일단 군산의 텃밭정당인 민주당의 아성도 선출직 정치인들의 잇단 탈당으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군산의 정통 야당인이자 올곧은 정치인 이미지가 짙은 최정태 전북도의원을 비롯한 한경봉 3선 시의원이 새정치 실현과 강봉균 전 국회의원의 도지사 출마 지원을 내세우며 전격 민주당을 탈당한데다, 이에 앞서 4선의 김종식 시의원 역시 새정치연합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시의원은 “현재도 다수 시의원들이 민주당 탈당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며 “아마도 강봉균 전 의원의 확실한 정치적 거취표명 결과에 따라 도미노 탈당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현직 도의원 및 시의원은 높은 인지도와 튼튼한 조직을 기반으로 정치신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정치적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잇단 탈당은 선거를 앞둔 민주당 측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새정치연합 창당과 관련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탈당은 일정부분 예상된 것인 만큼 급격한 조직력 저하나 선거에서의 열세로 이어지는 않을 것이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모 시의원은 “안철수 현상으로 인해 민주당의 파이가 분명 줄어들긴 하겠지만, 새정치연합의 새정치가 시민들에게 신선함을 심어주기 쉽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새정치연합의 여론지지도가 최근 호남권에서 조차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시들해지고 있는 것은 아직도 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신뢰가 살아있음을 방증해준다”고 말했다.
군산시장 선거구도 서서히 윤곽
군산시장 입지자는 연초만 해도 대략 16명 가량이 거론될 정도로 난립했다.
하지만, 예비후보 등록일이 다가오면서 예상구도 및 경쟁력 등의 주변 변수가 작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통정리 국면을 맞고 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의 경우 일단 김용화 도의원, 문동신 시장, 문면호 도의원, 박종서 연합뉴스 전 전북지사장, 서동석 호원대 교수 등으로 압축되는 양상이지만 일부 입지자들의 막판 불출마변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시장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귀동 변호사와 문명수 전 전주시부시장을 비롯해 김현일 군산발전포럼 상임의장, 최정태 도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현호 군산상공회의소 회장의 새정치연합 시장출마설이 정가에 나돌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일찍이 정당대결구도를 예고하면서 민주당 및 새정치연합 시장 후보간의 불꽃튀는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각 정당 후보의 인물경쟁력과 도의원 및 시의원 등을 바탕으로한 조직력, 여기에 군산발전을 위한 차별화된 정책 공약 등이 표심을 끌어당기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