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화 사업이 몇 년째 미뤄지고 있는 채만식 생가 터.
임피면 읍내에 위치한 백릉 채만식(1902-1950) 생가터에 대한 공원화 사업이 지지부진해 지역의 문화자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리와 활용이 아쉽다는 지적이 높다.
풍자문학의 일인자로 한국 소설계에 큰 획을 그은 소설가 백릉 채만식 선생은 군산 출신일 뿐 아니라 근대라는 시기와 군산 곳곳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써 문학사적 가치가 아주 높다.
이런 백릉 선생의 업적을 기념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군산시는 2002년 내흥동에 채만식문학관을 개관하고 운영중에 있다.
반면 이후 추진한 집필가옥 문화재 등록과 생가터 공원화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시는 2008년 백릉 선생이 1940년대 고향인 임피에 내려와 작품을 집필했던 집필가옥의 문화재 등록을 추진했으나 흙벽돌 등 그 형체만이 가까스로 남아 있을 뿐이어서 문화재 등록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후 그대로 방치된 집필가옥은 바람 등 자연상황으로 인해 현재 완전히 무너진 상태로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다.
또한 2009년 생가터를 매입해 문학공원을 조성하고 2012년까지 묘소와 집필가옥을 연계한 채만식 문학촌을 조성하려던 사업도 3년째 답보상태다.
시에서는 애초 생가 복원을 시도했으나 생가에 대한 사진이나 자료가 전혀 남아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자 작은 공원을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2010년 4억원의 예산을 들여 생가터를 매입하고 2011년 생가터 내에 있던 미용실, 다방 등 건물을 철거하고 잔디를 식재했으나 더 이상 진척 없이 생가터비 하나와 안내표지판만이 덩그라니 서 있다.
다만 생가터 안에 있던 우물만이 그대로 보존돼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식 가옥의 형태라는 것을 일부나마 보여주고 있을 뿐이지만 이마저도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만이 알 수 있을 뿐이다.
임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시가 너무 월명동의 근대역사공간 조성사업에만 치중하다보니 다른 문화자원들은 소홀한 것 아닌가 모르겠다”며 “많은 예산을 들여 토지만 매입하고 방치하고 있어 볼 때마다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시민은 “사진이나 자료 등을 미리 확보하지 않고 생가 복원을 시도한 시도 큰 문제”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계획하고 4억이 넘는 예산을 들여 뭘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집필가옥은 사유지라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며 “계속 사업 계획을 세웠으나 워낙 시 예산이 부족해 시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내년에는 2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소설비 등 공원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