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에서 군산 민심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여전한 지지와 조심스런 견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군산시장 선거에서 문동신 후보가 시종일관 나이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3선 연임에 성공한 데다 도의원은 4개 선거구 모두를, 지역구 시의원은 21석중 15석(71%)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차지했지만, 한편으론 일당 독주에 대한 경계심리가 표심으로 시원하게 표출됐기 때문이다.

 문동신 시장 3선 연임---"인물·경륜 통했다" 

문동신 후보의 3선은 지난 8년간 군산시정을 원만하게 이끌어 온데 따른 시민들의 긍정 평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개혁과 변화를 내세운 서동석 후보가 33.4%의 득표율로 문 후보와의 격차를 9.4%차로 좁히며 선전했으나 인물론과 경륜으로 맞선 문 후보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시정을 책임지고 이끌어 갈 군산시장직에 거는 시민들의 조건과 눈높이가 그만큼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방증해 준 것이다.

자영업자 채모 씨는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군산시장의 조건으로 재임중 시정운영 성과와 청렴성은 기본이고, 스펙과 경륜까지 꼼꼼히 따져 본 것 같다”며 “이러한 결과는 앞으로도 군산시장의 자격을 깐깐하게 검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선에 성공한 문동신 시장이 해쳐 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지지율이 42.8%에 머물면서 71%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4년 전에 비해 앞으로 시정운영 지지기반이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공무원 조직의 긴장도 저하에 따른 느슨한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과 지난 8년간 여론 등을 의식해 추진하지 못했던 민감한 지역현안 등을 과감히 추진하는 소신행정 강화도 요구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지지+독주 견제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 통합 및 경선과정에서 많은 갈등과 불협화음을 남겼으나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변함없는 지지세를 확인했다.

당초 경선과정의 잡음과 오락가락 경선룰 등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역 텃밭정당으로서의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졌기 때문이다.

도의원 선거는 여론조사 결과 박빙의 접전이 예상돼 관심을 끌었던 1선거구에서 무소속 강태창 후보가 33.3%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역시 43%를 얻은 새정치 박재만 후보를 꺾지는 못했다.

나머지 도의원 3개 선거구에서도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모두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공천=당선’이라는 광역의원 선거의 불문율을 재차 확인했다.

새정치연합은 21명의 지역구 군산시의원 선거에서도 6자리를 무소속에 내주긴 했으나 71%인 15명의 후보를 시의회에 입성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독주에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도의원 후보들이 평균 70%대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새정치연합 후보들이 4개 선거구에서 평균 53% 득표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비록 새정치 후보들이 모두 당선되긴 했지만, 민심은 특정 정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보내지 않았다”며 “공천 과정의 갈등이나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경선룰 등에 대한 견제와 경고의 의미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선거 결과를 볼 때 앞으로는 특정 정당의 세력에 기대어 당선을 꿈 꿀 경우 자칫 뜻하지 않은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절묘하게 드러난 민심

이번 선거에서도 시민들은 후보를 선택할 때 절묘한 민심을 드러냈다.

도의원 선거에서는 당선은 시키되 과거처럼 특정정당 후보에게 몰표를 주지 않음으로써 독주를 견제했으며, 군산 발전의 구심점인 군산시장을 비롯해 동네 일꾼을 뽑는 시의원 선거에서는 당색 보다 인물 경쟁력에 초점을 맞췄다.

70대 문동신 시장이 50대 젊음을 내세운 서동석 후보에 맞서 승리하고, 도의원 경선에서 탈락한 뒤 다시 시의원으로 출마해 당선된 이복·설경민 후보, 기존 진보세력의 강한 이미지를 벗고 과감히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택을 받은 서동완 후보 등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 해준다.

이들 후보들이 선출직으로 재직하는 동안 성실한 활동으로 시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 또다시 주민들의 지지로 이어졌다는 시각이다.

다소의 아쉬움이 있는 후보일지라도 일 잘하고 인물론에서 비교우위를 지닌 후보에게 지역 일을 맡기겠다는 지혜롭고 절묘한 민심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의원 당선인 A씨는 “민심의 준엄함을 확인한 선거였다”며 “4년후를 대비해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