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주민들의 이러한 집단민원은 건축허가에 대한 법률적 하자 여부를 떠나 군산시가 건축현장의 갈등해소와 집단민원을 사전 예방하기 위해 시행중인 ‘건축허가 사전예고제’의 실효성 논란을 낳고 있어 시 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

서수면 축동리 신장·복우마을 주민들은 지난 6월 축동리 일대 619㎡ 부지에 건축허가가 이뤄진 헌옷류 재활용 자재창고 신축으로 인해 마을 환경과 미관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며 공사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민원을 군산시에 제출했다.

주민들은 이 마을에 지난 2007년경 들어선 폐기물 재활용시설로 인해 가뜩이나 악취와 소음 피해를 보는 상황에서 이번에 또다시 재생자원사업 용도의 창고가 신축되면서 마을 주민들의 쾌적한 생활권 침해가 불 보듯 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해당 건축물로 인해 주민들의 생활권 침해가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군산시는 관련법상 하자가 없다는 형식적인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며 주민 생활권을 도외시하는 행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 이모 씨는 “마을 주민들의 쾌적한 환경을 저해할 수 있는 데다 민원이 예상된다면 군산시가 건축허가 이전에 주민 의견을 수렴 했어야 하는데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행정기관의 법타령으로 인해 순박한 농촌 주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처음에 단순 창고 용도로 건축허가 신청이 들어와 허가를 내줬으나 이후에 주민들의 민원을 접한 후 관련부서에 문의한 결과 헌옷은 폐기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확인한 만큼 허가 과정의 문제는 없다”며 “다만, 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해 창고 주변에 2m 높이의 휀스를 설치토록 하는 등 민원 최소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건축허가의 위법·적법 여부를 떠나 군산시가 지난해 2월부터 시행중인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를 너무 경직되게 적용,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건축허가 사전예고제는 인접 건축물 재산권 피해 발생이나 주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기피시설을 건축 할 때 허가 이전에 인근 주민들에게 건축계획을 미리 알려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건축현장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민원이 발생한 헌옷류 재활용자재 보관창고는 엄격히 따지면 사전예고제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군산시 역시 사전예고제를 거치지 않고 허가를 내준 상태다.

그러나 건축허가 사전예고제의 본래 취지가 건축물로 인해 예상되는 집단민원에 사전 대처하기 위한 것인 만큼 군산시가 건축허가 신청된 창고에 대해 그 용도를 꼼꼼히 따져보는 등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민원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전예고제 대상 건축물은 장례식장, 축사, 쓰레기 시설 등 주민 기피건축물 등이 포함돼 있으나 서수면 축동리 주민들의 민원과 같이 헌옷류를 보관하는 재활용자재 창고는 예고제 대상이 아니어서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 같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앞으로 건축허가에 보다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