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 기념사업 이번에는 뿌리 내리나

분위기 조성 통해 사회적 합의 이끌어야

문지연 기자 / 2014-08-08 09:17:59

고은시인 문화사업 준비위원회 모습.

민간 차원의 고은 시인 문화사업추진위원회가 창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번에야말로 기념사업을 제대로 추진해 고은 시인을 군산의 문화자원으로 하는 관광콘텐츠 마련으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산 출신 인사의 진가를 널리 알리고 시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시인의 생가터 복원과 문학관 건립 등으로 고은 시인을 매개로 찾아오는 군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현재 고은 시인 문화사업추진위원회 발족을 위해 지난 13일 결성된 준비위원회(위원장 이승우 군장대 총장)는 기존의 예우사업에서 문화사업으로 사업 명칭을 변경하고 고은(83) 시인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의 방향성을 정립한 상황이다.

또 조성돈 군산예총 회장, 윤규열 군산문인협회 지부장, 조시민 전북오페라단 단장이 소위원회를 구성해 기념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

사실 군산 출신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고은 시인 기념사업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으며 몇 차례 진행된 바 있으나 대부분 흐지부지 되거나 일회적인 행사로 끝난 경우가 많다.

이는 우선 군산시의 미온적인 반응을 들 수 있다. 확고한 의지가 없이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일부의 반발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실효를 거두고 못하게 된 것이다.

또한 “고향에 해 준 게 뭐가 있냐”, “부모를 잘 못 모셨다” 등 지역에서의 일부 부정적인 시각과 시인이 좌익성향이라는 일부의 평가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준비위원회 A씨는 “고은 시인이 군산에서 나고 자랐다는 것 자체가 군산에 큰 자랑이고 혜택”이라며 “수원시 등은 고은 시인이 뭘 해줘서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모셔 간 것이겠냐”고 반문했다.

또한 “고은 시인은 굉장히 감수성이 여린 분으로 전쟁이라는 참상으로 입은 트라우마가 인생 전반을 휘감고 있는 상황”이라며 “스마트폰도 없던 시대에 티벳에서 순례 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으며 그 후에 시인이 어머니를 그리며 쓴 시를 보면 누구나 시인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 시인은 70년 아버지가 병사하며 20여년 만에 고향에 갔다가 노동자 전태일 씨가 분신자결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실정치에 눈을 뜨게 된다. 이날 이후 시인이 보여준 정치적 행보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고향에서의 기념사업까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이러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오해는 푸는 등군산 시민들의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중의를 모으기 위한 작업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화사업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은파유원지 등에 시비를 조성하고, 시인의 작품으로 연극이나 무용 공연 제작하는 등 시인의 작품을 알리는 사업에서부터 학생백일장 개최 등으로 먼저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라며 “시인의 문학작품을 문화로 확대해 군산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원시에서 아직 문학관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며 “설사 문학관이 다른 곳에서 조성된다해도 고은 시인의 작품이나 자료가 워낙 많아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건은 예산 확보다. 사회적 합의가 무르익은 상태에서 시나 도에서의 예산 확보는 단체장과 의원들의 의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한편, 문화사업준비위는 이번 사업이 군산만의 동네잔치로 끝나지 않게 하고자 전국의 관련 인사들 중에서 선정해 추진위 인사로 영입한 후 내년쯤 문화재단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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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룡초 2014-08-12 23:06:54

우리 미룡초 졸업하신 분입니다. 자랑스럽습니다.

ㅉㅉ 2014-08-11 21:22:06

퍼뜩허슈... 언제헐일을 아직도 안허고 있슈...

감동의 시 2014-08-11 21:19:03

혹독한 유신을 무너트린 에너지를 제공한 시\'화살\'은 우리50년대생들에겐 감동 그자체이었지요.

김제 2014-08-11 21:09:33

김제같은 작은 도시에서도 이미 10여년전에 70억원을 들여서 조정래 토지문학관을 건립햇습니다. 고은은 이미 국제적인 검증이 된 큰 시인입니다.

군산문화 2014-08-11 21:07:06

고은선생님의 문학관은 꼭 건립해야 합니다. 시, 소설, 평론, 수필 등 모든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간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문호입니다. 군산사람들이 문화적인 관심이 부족한것이 잘못이지요. 아마 전주같앗으면 벌써 난리냇을 겁니다.

내고향군산은 2014-08-11 21:01:30

시민문화회관의 현관에 걸려있는 \"내고향 군산은\"도 참 좋아요.

해외 2014-08-11 20:59:22

옻 초에 세계최고방송의 하나인 영국BBC에서 신년특집\"다큐 고은\"을 방영햇습니다. 전세계에서 고은선생의 초청이 끊임없이 온답니다. 바쁜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청년보다 더 왕성한 작품을 쓰시고요... 그저 경이로울 뿐 입니다.

화살 2014-08-11 20:55:51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 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 십 년 동안 가진 것,

몇 십 년 동안 누린 것,

몇 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던가

뭣이라던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며 쓰러질 때

단 한 번

우리 모두 화살로 피를 흘리자.

돌아오지 말자!

돌아오지 말자!

오 화살 정의의 병사여 영령이여

군산자부심 2014-08-11 20:51:57

고은의 대표작 만인보(총4001편의 시)중 - 스웨덴어로 번역된 단행본 \'만인보\'가 스웨덴의 국정교과서로 채택됬습니다. 그 단행본에 실린 시들은 대부분 군산사람들을 소재로한 시 입니다. 바꿔 말하면 스웨덴의 중고생들의 일부는 군산사람들의 이야기로 국어공부르,ㄹ 하고 잇는것립니다. 고은은 군산의 위대한 유산입니다.

선제리아낙네들 2014-08-11 20:46:24

먹밤중 한밤중 새터 중뜸 개들이 시끌짝하게 짖어댄다.

이 개 짖으니 저 개도 짖어

들 건너 갈뫼 개까지 덩달아 짖어댄다 .

이런 개 짖는 소리 사이로

언뜻언뜻 까 여 다 여 따위 말끝이 들린다.

밤 기러기 드높게 날며

추운 땅으로 떨어뜨리는 소리하고 남이 아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좋은 그 소리하고 남이 아니다.

콩밭 김칫거리

아쉬울 때 마늘 한 접 이고 가서

군산 묵은 장 가서 팔고 오는 선제리 아낙네들.

팔다 못해 파장떨이로 넘기고 오는 아낙네들.

시오릿길 한밤중이니

십릿길 더 가야지.

빈 광주리야 가볍지만

빈 배 요기도 못하고 오죽이나 가벼울까.

그래도 이 고생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못난 백성

못난 아낙네 끼리끼리 나누는 고생이라

얼마나 의좋은 한세상이더냐.

그들의 말소리에 익숙한지

어느새 개 짖는 소리 뜸해지고

밤은 내가 밤이다 하고 말하려는 듯 어둠이 눈을 멀뚱거린다.

문의마을에가서 2014-08-11 20:43:18

겨울 文義(문의)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다다른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이 세상의 길이 신성하기를 바란다.
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달고
길들은 저마다 추운 小白山脈(소백산맥)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빈부에 젖은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끼고 서서 참으면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文義(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
한 죽음을 무덤으로 받는 것을.
끝까지 참다참다
죽음은 이 세상의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
지난 여름의 부용꽃인 듯
준엄한 正義(정의)인 듯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文義(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헐 2014-08-09 10:25:03

동유럽 근로자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시집을 들고 다니며 암송한다. 인문학으로 무장된 서양인들이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그 내공인 것이다. 술담배 놀기만 좋아하고 돈벌 궁리만 해대며 제대로 된 책 한 권 읽지 않는 우리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고은 시인의 시 하나도 모른다면 더이상... 얄팍한 인터넷 시대의 희생양이겠지만 제발 책좀 읽자. 한 명의 인물이 그 도시와 국가의 품격을 대변한다.

나운 2014-08-09 10:09:38

아참, 고은 시인이 매번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것을 빼먹었네요.
우리가 우리 고장 출신의 인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으면 누가 그 분을 제대로 인정해주겠습니까?

나운 2014-08-09 10:02:35

고은 시인은 군산에서 자랑할만한 시인입니다. 양희은이 부른 \'세노야 세노야\'나 최양숙이 부른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등의 노래가사는 모두 고은 시인이 쓰신 것입니다. 고은 시인은 우리나라 최대의 시집 \'만인보\'에 서 군산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쓰고, 많은 애정을 쏟았습니다. 군산 시민으로서 \'고은시인이 누구지?\'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리 고장 출신에 대해 애정을 갖고 열심히 후원합시다. 그러면 군산이 정말 자랑스런 고장이 되는 것입니다.

나운동주민 2014-08-08 18:31:29

고은시인님은 사실 군산시민들과 거리감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조차 고은시인님의 시한구절 읽어본일이 없고요..
사실 언론에 고은시인님 많이 나오긴하지만 시민다수는 저분이 누구지? 이런는분들도 많고요.
만들어지는 영웅보단 시민들 가슴속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마음이 우리군산시민들의 영웅이 되지않을까싶네요..
두서없이 몇자적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