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공사가 수송2지구 개발을 포기하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물론 군산시의 도심 개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생활불편을 감수하고 LH공사의 사업 착수만을 기다려온 사업지구 주민들의 불만 확산은 물론 사업을 독려해온 군산시의 입장도 난감하게 됐다.

문제의 수송2지구는 지난 2008년 3월 2만6072㎡(173세대, 465명)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같은 해 11월 438세대의 국민임대아파트 신축을 골자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으나 LH공사의 부채 과다 등 자체 경영문제에 부딪혀 착공이 지연돼 왔다.

이런 가운데 LH공사가 수송2지구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공문을 지난 6월 중순 군산시에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공기업으로서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시에 따르면 LH공사는 사업포기 공문에서 자체 자금사정 악화로 인해 사업성이 없는 신규사업을 전면 보류한다는 공사 방침을 포기 사유로 제시했다.

LH공사는 2012년 당시 수송2지구 사업시행 여부에 대한 군산시 질의에 대해 ‘2014년 이후에는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사업착공은 커녕 사업포기를 공식적으로 통보함으로써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부재 및 공신력 저하를 자초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주민들은 “6년여 동안 사업착수 만을 학수고대하며 주택개보수 등을 미룬 채 불편을 참고 지내왔는데, 결국 돌아온 것은 사업 포기선언과 함께 다시 6년전으로 후퇴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수 시민들 역시 “도심 속 미개발 지구로 남아있던 수송2지구는 신도심 수송동의 미관저해는 물론 실패한 군산 도시개발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돼왔다”며 “이제 와서 사업시행자가 손을 놓으면 결국 6년 동안 허송세월을 한 것 아니냐”며 LH 측의 불성실한 태도를 질타했다.

군산시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군산의 도심개발 흐름을 고려할 때 수송2지구 개발이 시급한데도 불구하고 결국 LH공사에만 전적으로 매달려온 지난 6년의 시간이 아무런 성과 없이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시는 LH공사가 사업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그동안 기반시설 등을 위해 대행사업비로 지원한 20억원을 LH공사로부터 이자율을 반영해 전액 환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수송2지구 정비구역 해제를 위해서는 주민 30% 이상의 해제요청이 필요한 만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해제 찬반 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해제 이후 민간사업자의 개발 참여에 대한 찬반 의견도 동시에 수렴하고 있다.

문제는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데 주민공람, 시의회 의견청취, 전북도 도시계획위 의결 등의 절차에만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데다, 토지수용권한이 없는 민간개발에 투자자 물색이 쉽게 이뤄질 지 여부다.

현지 주민들 역시 민간 개발에 찬반 의견이 분분한 데다 핵심 상권으로 자리 잡은 수송동 지역의 땅값마저 급상승해 현실적인 보상액 산정 여부도 민간투자 개발의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발이 차질을 빚어온 만큼 주민들의 생활여건 개선 및 도심 미관을 고려한 개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송2지구가 조속히 개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H공사의 사업 포기로 결국 6년여 시간을 낭비한 수송2지구 개발은 공기업 LH공사의 무책임, 군산시의 효율적인 도시개발 능력 부재라는 따가운 질책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