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건너가 살던 군산출신 사업가가 3년전 지병으로 숨지면서 군산소재 자신의 모교에 30만 달러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한 유언이 4년여만에 실현돼 잔잔한 감동을 낳고 있다.

군산시 나포면 주곡리가 고향인 고 황춘영(군산중․고 34회졸업)씨는 24세 때 부친을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생활하던중 1975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아 휴스턴에서 모텔과 일식당을 운영하면서 미국생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모친과 남동생 3명을 미국으로 불러들여 정성껏 뒷바라지한 고인은 평소 고국, 고향 군산, 학창시절을 늘 동경하면서 경제사정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의지를 입버릇 처럼 말해왔다.

그러던중 2000년 초 미국에서 위암판정을 받게된 고인은 2002년 11월, 미국 현지에서 변호사 입회하에 모교인 군산고등학교에 장학금 30만달러(당시 금액 3억7000여만원)를 기증하고 싶다는 유서를 작성한 후 2003년 3월 60세를 일기로 숨졌다.

당시 고인의 모교인 군산중고 총동창회에서는 고인이 된 황씨의 유서 내용이 화제가 될 정도로 의미있게 받아들여졌다.

이런 가운데 마침내 지난 15일 고인이 된 황씨의 유족들은 미국현지에서 군산중고 장학재단으로 30만 달러(한화 현 시세 2억7000여만원) 를 송금, 고인의 생전 유지를 실천에 옮겼다.

군중고장학재단에서는 고 황춘영 동문의 숭고한 모교사랑 열정을 받들어 곧바로 정기예금으로 예치함은 물론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황춘영 장학금’ 이라는 명의로 매년 10명의 군산고 학생에게 수업료 전액을 지급하기로 했다.

군중고 장학재단 관계자는 “송금이 완료되기 까지 미국 정부와의 협의 등 절차 이행에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고인의 뜻을 받들어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모교에 30만달러의 장학기금 기탁을 유서로 남긴 고 황춘영 씨는 정작 자신의 아들 2명에게는 각각 10만달러의 유산을 물려준 것으로 알려져 고인의 모교 사랑 의지가 남달랐음을 느끼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