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원회가 10일 군산항 5부두에서 방사능 감시기 설치 설명회를 열었다.
군산항 일본산 방사능 고철 수입 논란과 관련해 오는 15일부터 방사능 감시기 가동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방사능 감지시에도 이를 확인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군산시청 브리핑룸을 방문해 방사능 감시기 설치 설명회를 열고 향후 설치 및 운영계획, 안전성 등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15일부터 가동에 돌입하는 방사능 감시기는 총 2억1000만원의 예산을 투자해 군산항 1,2,3부두에 각각 1대씩 총 3대를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원자력위원회는 시범 가동에 앞서 운영교육을 거쳐 군산지방해양항만청에 위탁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일본산 방사능 고철 수입시 방사능 감시기를 통해 감지되는 고철에 대한 관련 내용 공개 여부에 대한 기자 질문에 대해 관련법상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개대상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원자력위원회 관계자는 “일본산 방사능 고철은 일단 철강업체에 오염된 고철을 판매한 현지 업체의 잘못이기 때문에 자칫 공개로 인해 철강업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특정 업체를 비호하는 것은 절대 아니며, 이는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건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방사능 감시기 설치는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방사능 피폭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을 통해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임에도 이같은 중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강조했다.
군산항 3부두에 설치된 방사능 검시기.
원자력위원회는 이후 오후에는 군산항 5부두에서 항만 근로자 및 관계자를 대상으로 ‘군산항 방사능 감시기 설치’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위원회 관계자는 그동안 언론매체와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에서 군산항 일본산 고철 수입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시했지만 실제 검출되는 방사능은 자연방사선 수준으로 엑스레이 촬영시 1/100에 불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일본산 방사능 오염 고철 검출 사례는 2년간 단 4건이며, 그 마저도 검출량과 노출시간이 적어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히 방사능 검출 안전성에 대한 근로자들의 요구에 따라 설명회 현장에서 이동식 측정기
포터블에 의한 측정 결과 0.06~0.09마이크로시버트(μSv/h)가 측정됐고, 이는 현재 수입되
고 있는 고철의 검사수치 0.08~0.03마이크로시버트(μSv/h)와 비슷한 수치로 확인됐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장기간 고철 하역 작업에 노출시 극소량의 방사능이라도 인체에 영향에 미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철저한 안전대책을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항만 하역근로자 평균 8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할 때 방사능 0.01마이크로시버트(μSv/h) 노출시 0.08마이크로시버트(μSv/h)에 노출되는 식인데 과연 인체에 무해한지 묻고 싶다”며, “또한 얼마전 매체에서도 아스팔트, 아파트에 사용된 고철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등 정말 안전성 여부에 대해 불안감이 많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방사능 검시기는 하역 이후 출고과정에서만 방사능이 측정되는데 근본적으로 하역이 이뤄지는 순간부터 체계적인 검사시스템에 도입돼야 한다”라며,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원자력위원회는 방사능의 경우 손으로 직접 잡지 않거나 1m 이상 위치해 있다면 상당부분 방사능 검출이 감소되고, 하역 이후 검사시스템에 대해선 검토중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설명회에 참석한 군산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뒤늦은 방사능 검시기 설치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경실련 관계자는 “2012년7월26일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시행에 따라 전국 공항∙항만에 방사능 감시기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원자력위원회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군산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라며, “이번 방사능 감시기 설치를 계기로 군산항 고철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사와 안전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정근 기자 (hjg20012002@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