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지지 않는 특정대학 합격 현수막

공용 게시대에도 게첨…“일부 학원 자성해야”

문지연 기자 / 2015-01-21 15:49:53

특정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학원의 홍보수단으로 둔갑하는 현수막 게시가 꾸준한 문제제기에도 사라지지 않고 있어 자성이 요구되고 있다.

학교 성적이나 특정학교 합격자 명단 공개는 학교간 서열화나 위화감을 조성하며 학부모에게 잘못된 교육적 판단을 유도할 수 있으며 학생들에게는 입시경쟁에 대한 부담을 증폭시키는 등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대학 입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현재 군산 관내에도 일부 학원들이 특정 학교 합격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있으며 일부 학원은 공공 게시대에도 게첨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고입 학력고사 성적까지 자신의 학원 출신임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일부 공용 게시대에 게첨되기도 했다.

이처럼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특정 학교 합격을 홍보하는 현수막을 걸거나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학벌 차별문화라며 자제를 권고한 바 있다.

또한 이름과 출신학교, 입학할 학교 등이 함께 게재되면서 개인정보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모 대학에 합격한 A 학생이 자신이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입학이 취소돼 화제가 됐던 사건이 있었다.

이는 대학 합격증을 SNS에 올렸다가 합격증에 나온 개인정보를 누군가가 도용하고 A 씨를 사칭해 대학에 입학 의사가 없음을 전달한 것으로 다시 한 번 개인정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사건이었다.

한편 전북도교육청이 지난 9일 도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특정 학교나 대학의 합격을 홍보하는 현수막 게시와 홈페이지 공지 자제를 강력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학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도교육청 내에서 학교와 학원을 담당하는 부서가 다르고 학원에 대해서도 담당 부서가 지도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군산교육청도 “학원에 대해서는 다음 주부터 지도점검을 실시할 것”이라며 “우선 이런 내용에 대해서 안내하면서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지도점검을 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제할 수 있는 방안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교육기본법에 의하면 학생의 정보는 교육적 목적으로 수집, 처리, 이용 및 관리되어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 동의 없이 특정인이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만 있을 뿐이다.

산북동에 거주하는 지 모(48세) 씨는 “이제 사설 학원들도 학생들의 인권이나 출신 학교에 의한 서열화 등의 척결을 위해 동참해야 할 때”라며 “학부모들이 이런 학원들의 행태에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