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광경

특히, 해를 거듭하면서 기존 축제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 해소에 주력한 결과 올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기획, 다양한 체험행사를 통한 교육적 성과, 축제기간 중 성공적인 관광객 유입 등이 돋보여 시선을 끌었다.  

「1930’s 근대시간여행속으로」라는 주제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근대역사박물관 등 원도심 일원에서 개최된 군산시간여행축제는 군산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밀려든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단순히 근대건축물 등을 둘러보며 일제치하 군산의 아픈 역사만을 떠올리기 보다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등을 통해 불굴의 항일정신 재조명은 물론 아픈 상처를 딛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행사장 편의시설 확충...관광객 호평

지난해 성공적인 축제로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비산먼지로 많은 민원을 초래했던 행사장 바닥공사는 올해 축제 시작 전 새단장을 마쳐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행사장 인근에 공중화장실을 신축하고, 부족했던 주차공간은 군산해양경비안전서 등 9곳에 대형임시주차장을 마련하는 등 관광객 편의를 위한 세심한 준비가 눈에 띄었다.

특히, 축제기간 중 전북도내에서만 전주, 김제, 정읍 등지에서 다양한 축제가 개최됐으나 바쁜 일상속에서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군산시간여행축제에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면서 군산의 대표적인 축제로서 손색없음을 실감케 했다.

풍성한 개막식 볼거리...환호 이어져

이번 축제는 500명의 어린이독립군이 그 시작을 알렸다. 어린이들은 독립군이 되어 모두 미션을 완수하고 독립무공훈장을 받았다. 어린이들의 가슴에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순간이었다.

9일 개막식에는 군산 청소년들의 자발적 참여를 주축으로 이루어진 광복70주년 1,000인의 퍼레이드가 서초등학교-옛 시청사거리-군산내항 구간에서 한 시간여에 걸쳐 다채롭게 펼쳐져 박수갈채를 받았다.

개막식에는 문동신 군산시장을 비롯해 송하진 도지사, 김관영 국회의원, 진희완 시의장, 노박래 서천군수 등 많은 지역인사와 멀리 중국연대시에서 왕푸리 부녀연합회 부주석 일행이 참석해 행사를 더욱 빛냈다.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좌로부터 노박래 서천군수, 송하진 지사, 문동신 시장, 김관영 국회의원

문동신 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군산은 근대문화유산 최다 보유도시이며 이러한 특징은 식민지의 흔적이라는 아쉬움 보다는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민족정신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체험장으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차별화된 문화관광 정책으로 다양한 근대역사 자원을 복원하고, 이를 통하여 일제 항거문화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군산의 혼이 담긴 콘텐츠를 기반으로 축제를 준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시장은 “이 축제를 통해 시민, 관광객, 축제참가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로 화합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수탈에 대한 아픔을 새기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축제 첫날에는 개막 특별공연으로 ‘파랑새의 ‘꿈’ 영웅 안중근(태권극)’과 ‘시간여행 퍼포먼스’, 화려한 ‘불꽃쇼’가 열려 관광객들을 매료시켰다.

둘째 날인 10일에는 간간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박물관 일대와 고우당, 초원사진관 일대 등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저녁에 열린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는 많은 관심과 웃음을 선사하는 공연 도중 비가 내리면서 인근 장미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겨 진행되기도 했다.

마지막날인 11일에도 박물관 주변을 비롯해 원도심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렸으며, 이번 축제는 마지막날 군산 시립예술단의 폐막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어린이독립군 체험 등 일부 행사 인기 상한가

이번 축제에서는 어린이독립군 체험을 비롯해 광복70주년 기념 1000인의 퍼레이드,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 등의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해 처음 선보인 ‘어린이독립군 체험’은 전국에서 모인 어린이들이 독립투사가 되어 근대건축관, 신흥동일본식가옥 등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을 찾아 땀을 흘리며 미션을 완수하는 과정을 통해 근대역사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션완수 후 훈장 수여 때 보여준 즐거운 유치원생들의 마칭밴드는 어린이독립군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교육적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또한, 시간여행축제의 주요 체험형 프로그램으로 3년 연속 진행된  ‘쫓고 쫓기는 각시탈’은 올해 대폭 보강된 일본순사들과의 숨막히는 대결이 갈수록 인기를 끌어 시간여행축제 최고의 히트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군산의 중고생들이 주축이 되어 군산시간여행축제의 시작을 알린 광복70주년 기념 1,000인의 퍼레이드는 일제강점기 조선 쌀을 일본으로 수탈해가기 위해 만든 해망굴에서 독립선언서 낭독을 시작으로 시가행진이 이뤄졌으며, 퍼레이드 중간에 1000명이 벌인 각시탈 퍼포먼스는 참가자와 관광객 모두에게 진정한 축제의 재미를 느끼게 했다.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는 전년보다 더 치열한 예선을 거친 만큼 결선에 오른 진출자들의 실력 또한 쟁쟁했다.

신청자가 많아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예심을 거쳐 출전한 12명의 아마추어 가수들의 노래솜씨와 퍼포먼스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보는이들에게 짜릿한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안성시에서 가족과 축제장을 찾은 김순규(35.여)씨는 “아이들과 스탬프투어 완주자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군산을 다시 찾았는데 쫒고 쫒기는 각시탈 체험이랑 쌀가마 나르기 등 독특하고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멋진 추억을 간직하게 됐다”며 “내년에 가족들과 꼭 다시 오고 싶은 축제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원도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문수(52.남)씨는 “평소 주말에도 관광객이 많이 오지만 축제 덕분에 손님이 몰려 시간여행축제가 지역경제활성화에 최고 효자라는 생각이 든다”고 반겼다.

축제를 지켜본 시민들 역시 “그동안 군산을 대표할 만한 축제가 없어 아쉬웠는데 어린이와 청소년,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시간여행축제가 군산의 대표적인 문화관광축제로 자리매김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원도심 일대는 물론 군산 전역에 관광객과 차량이 증가하는 등 모처럼 생기 넘치는 군산을 볼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마술쇼를 관람하고 있는 관광객

관광객 북적...도심 활기

실제로 축제기간동안 월명동 원도심 뿐만 아니라 군산시내 전역에는 종일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유명한 짬뽕집, 호떡집, 횟집 등 유명 음식점과 커피숍, 기념품가게 그리고 행사장내 보리진포빵 등 특산품판매점에는 하루종일 관광객으로 북적여 원도심 활성화에 큰 몫을 했다.

원도심내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소는 조기 예약이 마감되어 관광객들이 나운동, 조촌동 등 숙박업소를 찾아 헤매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장남수 주민복지국장은 “3회 째 맞는 축제라 부족함이 있지만 올해는 행사장 포장, 화장실 확충, 임시주차장 확보, 교통안내 등 관광객 편의와 안전관리 그리고 1000인의 퍼레이드, 어린이독립군체험 등 시민참여 확대에 포커스를 맞췄다”면서“내년 축제는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외 축제 벤치마킹과 공모를 통해 근대를 추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에게 무한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 개선점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관광객 유입에 성공한 올해 군산시간여행축제 역시 몇몇 아쉬움과 과제를 남겼다.

우선, 매년 지적돼온 근대역사박물관 권역과 영화동, 월명동 등 원도심권역의 지리적 단절 및 관광객들의 보행 동선이 끊기는 문제가 여전히 되풀이 됐다.

군산시간여행축제를 전국 대표축제로 키우고, 관광객들의 안전 및 편의증진을 위해서는 근대역사박물관-해망로-영화동 일대를 잇는 경관교량 등의 설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관광객이 급증한 가운데 원도심권 일대 비좁은 이면도로에서 도보여행객과 차량이 뒤엉켜 교통혼잡이 가중되고, 워킹족들이 사고위험에 노출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이에 따라 축제기간 중 원도심권 일방통행 및 차량통제 등의 대책 마련 필요성이 대두됐다.

시간여행축제의 특성상 가족단위 관광객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일부 특설무대 행사의 경우 진행자의 잇단 비속어 사용 등이 적절치 못한 채 ‘옥의 티’였다는 지적이어서 개선 과제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