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문화도시 군산이 진정한 관광도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관광객 수용태도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군산 원도심과 철길마을 등에 관광객이 늘고 있으나 현지 일부 주민들의 관광객 수용 태세는 극과 극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관광지로서의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각종 관광정보를 직접 제작하여 제공하는 열정적인 상점 주인이 관광객들에게 뿌듯함을 주는 반면에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상가 앞 주차장에 화분 등 불법적치물을 버젓이 내놓는 이기적인 행태도 서슴지 않고 있다.
관광객 편의를 위해 주요 관광지 안내문을 만들어 비치하고 있는 원도심 '소풍' 커피숍
관광객 배려하는 주민들 감동
이성당 인근 중앙로에서 ‘소풍’이라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 씨.
이씨는 외지 관광객들이 인근 관광지 가는 길을 궁금해 하자 자신이 직접 근대역사박물관 가는길, 경암동 철길마을 가는길, 군산역 가는길, 동국산 가는길 등의 안내도를 제작해 커피숍에 비치해놓고 있다.
그녀가 제작한 안내도에는 지도를 비롯해 대중교통 버스 노선, 승용차 이용 시 네비게이션 검색, 현지 주차장 등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검색 편의를 위해 QR코드 까지 담고 있다.
이씨는 “커피숍을 찾은 관광객 상당수는 군산 현지 관광정보를 잘 몰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외지인들에게 군산의 관광지 찾는 법을 쉽게 알려주기 위해 안내도를 직접 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보람되다”고 말했다.
경암동 철길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김모 씨 역시 관광객들을 위한 작은 배려가 남다르다.
일부 주민은 쉴 틈 없이 밀려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생활불편을 호소하고, 때로는 불친절로 일관하기 일쑤이지만, 김씨는 철길마을 방문객들을 위해 집 주변에 작고 아기자기한 화분을 비치하고, 주변 정서와 어울리는 연자세 등을 내거는 등 작은 배려를 실천하고 있다.
김씨는 “철길마을의 관광가치는 주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일부 무개념 관광객들로 인해 사생활 침해 등 불편도 따르지만, 그래도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이 옛 정취를 충분히 느끼도록 작은 소품을 비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상주차장에 버젓이 놓여있는 불법 적치물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관광객은 뒷전 이기주의 빈축
이와 반대로 원도심 곳곳에선 오로지 자신만을 우선시하는 일부 주민들의 이기적인 태도가 관광 군산의 이미지 저하는 물론 방문객들에게 불쾌감을 안겨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원도심권 일부 상가는 여전히 자신의 가게 앞 노상주차장에 보란 듯이 화분이나 물통 등을 쌓아 관광객들의 합법적인 주차를 방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관광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노상적치물은 불법행위로서 근절대상인데도 불구하고 군산시의 지도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눈총을 사고 있다.
그런가하면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지구내 일부 주민들의 경우 사업 참여는 무관심한 채 오로지 보상만을 기대하는 그릇된 주민의식에 사로잡힌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는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사업인 일제강점기 건축물 및 일반 건축물에 대해 군산시가 제시하는 디자인대로 리모델링 할 경우 건축비 일부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건물이 사업대상에 포함되는 지 여부에만 지나친 관심을 갖거나 자신의 건물에 대해 근거도 없이 일제건축물이라고 억지 주장을 펴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관광객이 모여드는 군산 원도심을 비롯한 철길마을 일대에서는 관광객을 적극 수용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는 주민들의 긍정적인 노력이 있는 반면에 일부 이기적인 주민들은 잇속을 챙기기 위해 오히려 관광 군산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데 한몫(?)을 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관광 군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도심 등 주요 관광지 인근 주민들이 직접 참여를 통한 관광객 수용 태세를 강화하고, 군산시 역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지원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도시재생분야 한 전문가는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이자 성패의 관건은 주민들의 참여 여부에 달려 있다”며 “주민 참여는 마을을 아름답게 꾸미는 데 필요한 쓰레기 청소에서부터 관광정보 제공 등 다양한 만큼 시에서 우수 업소를 발굴, 선정해 인증해주는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