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 올 하반기 정기 승진인사가 완료된 가운데 이번에 시행된 다면평가를 둘러싸고 일부 직원이 청내 전산망에 공개적인 불만을 토로하는 등 인사후유증이 고개를 들고 있다.

6급 승진에서 탈락한 군산시 공무원 A씨는 23일 청원 전산망을 통해 “인사권자의 전횡을 막고 공정한 평가를 위해 도입된 다면평가의 문제점으로 인해 승진서열 상위권이던 자신이 다면평가 후 2배수에도 들지 못하는 어처구니 일이 벌어졌다”며 다면평가제의 문제점을 들췄다.
 
그는 “지금까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소신을 가지고 정도만을 걸으며 열심히 해왔는데 다면평가라는 불합리한 제도로 이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씨는 특히 “모르는 사람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고 직원들과 술자리 등 어울리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업무상 꾀부린다든지 남에게 일을 미루는 성격이 안된다”며 “열심히 했지만 타고난 사교성 부족으로 이런 고통과 절망을 경험하는 것은 시대적인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무작위로 선발되어 나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의해 서열이 뒤로 밀려나 승진에서 탈락하고 그 결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참으로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업무로 평가받아야 할 공무원이 인간관계에 의해 평가 받는 것은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동료직원이 다른 직원을 평가하는 다면평가가 이렇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면 승진서열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다면평가의 문제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A씨의 주장에 대해 다수 공무원들 역시 다면평가제의 문제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공무원 B씨는 “현 시스템에서는 아무리 승진서열이 앞서더라도 다면평가를 통해 얼마든지 뒤로 밀릴 수 있다 ”며 “객관적인 승진서열이 주관적인 인기성 호감도 조사로 인해 흐트러질 우려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과거 다면평가 위원으로 참여한 C 공무원 역시 “충분히 알지 못하는 직원을 평가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낀 적이 있다”며 “다면평가 시기가 되면 직원 상호간에 인기관리를 하려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노출되는 등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를 종종 봐온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무원의 승진인사는 업무 추진능력과 함께 조직 융화 및 친화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사항이기 때문에 다면평가제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다소 긍정적 견해도 표출되는 등 승진인사 과정의 다면평가를 둘러싼 갈등과 후유증이 좀처럼 수그러 들지 않고 있다.

한편 군산시는 승진인사시 근무평정 80%, 다면평가제 20%를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