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거리 부족으로 스쳐 지나가는 관광도시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군산시에 신흥동 일원에 계획 중인 군산근대마을이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군산근대마을’은 지난해 착수된 근대문화도시 2단계 사업으로 신흥동 일원 1만9004㎡의 공간에 문화경관 창출과 다양한 근대역사문화체험 및 교육의 장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2019년까지 총 72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현재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에 대한 용역이 진행 중이며 지난 6일 2차 중간보고회가 개최됐다.
＃ 사업대상지 신흥동은?
일제강점기 장미동, 월명동, 신흥동에는 부유한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다. 이들은 주로 평지에 살았으며 정작 조선인들은 산동네로 쫓겨 올라가 산비탈에 초가집을 짓고 살았다.
다만 현재 이 시대의 건축물은 거의 남아있지 않고 새마을 운동 이후의 70∼80년대 건축물 위주의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특히 신흥동이 한국인 부두노동자들의 집단거주지역이었다는 점, 신흥동에 거주하는 조선인 학령 아동의 교육을 위해 만들어졌던 군산신흥학원, 신흥양조장, 빈민촌의 특성으로 무당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라는 절골길 명칭, 최근까지도 이어졌던 차독산 당제 등이 컨텐츠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신흥동은 근대역사지구와 인접해 관광객 유입에 유리하며 계단식의 주택지와 아기자기한 골목길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 동백대교를 통한 수도권, 충남 지역의 접근성 등이 강점이다.
사업대상지 내 건물 총 96동 중 군산시 소유 건축물이 32동이며 이중 리모델링이 용이한 건축물은 11동이어서 사업여건이 양호한 편이다.
다만 주차공간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최근 근대문화를 테마로 관광지 조성에 나서는 지자체가 많다보니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한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용역사가 제시한 기본구상
크게 숙박공간과 체험공간으로 섹터를 구분하고 가운데는 공원이나 광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계획했다.
용역사가 제안한 도입시설로는 ▲군산의 대표적인 근대소설가인 채만식과 이근영 작가의 작품을 주제로 하는 근대소설주제관 ▲똥지게, 물지게 등 근대 생활물품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근대생활체험관 ▲근대영상·음악관 ▲다양한 군산 근대문학을 소개하고 숙박시설의 예약 및 관리 기능을 하는 안내센터 ▲근대 먹거리와 문방구 등 문방사우 체험관 ▲근대 언론인 직업체험을 위한 근대언론체험관 ▲딱지치기, 말뚝박기, 팽이치기 등을 체험하는 근대문화놀이터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 총 7동 조성▲쌈지공원 및 다목적 광장, 이벤트 공간 ▲매점 및 편의시설 등이다.
이밖에도 골목길을 정비해 추억이 깃든 골목경관 조성이 있다.
＃과제는?
제2차 중간보고회에서 자문위원들은 월명동 근대문화지구에서 느낄 수 없는 ‘체험거리’와 최대한 당시 서민들의 모습을 담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시 신흥동 주민들의 애환과 억압받았던 생활들이 담아져야 하며 신흥양조장과 정미소 등을 재현해 주민들이 운영 수익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용역사의 구상 중 문방사우나 언론체험관 등이 불필요하며 기타 시설들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테마파크가 아닌 근대역사경관으로 문화재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지 여러 가지 인공적인 것을 가미하면 안 된며 너무 근대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의 삶의 역사를 근거로 컨셉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주민들은 최우선 과제로 빈집 및 쓰레기 정비를 요구했으며 근대마을 조성 후 운영주체 등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이에 대해 시에서는 초기에는 시에서 운영하면서 마을공동체를 구성하고 주민역량교육을 꾸준히 실시한 후 후에 운영을 마을공동체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차보고회에서 제안된 내용들이 차별화가 없다는 지적이 일자 군산시는 자문위원들을 현장으로 초청 현장을 견학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기본구상 계획은 좀 더 늦춰질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