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화포지구, 남북축 짧고·동서축은 군산공항과 공역 겹쳐

미군 반대 걸림돌 해소...영남권 공항 반면교사 삼아야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 5차 공항개발중장기 종합계획’에 반영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하반기 타당성조사 용역이 시행되는 새만금 국제공항 후보지로 전북지역에서는 군산공항 인근의 새만금지구내 공항 확장부지와 김제 화포지구 두 곳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본지는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군산공항 및 김제 화포지구 두 곳의 공항입지 비교는 물론 공항건설 과제 등을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주)



국토부는 지난 5월 새만금 국제공항 타당성 검토가 반영된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2016~2020)’을 고시했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지난 20여년간 전북도와 전북지역 정치권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숙원이라는 점에서 정부계획에 공항건설이 포함된 것은 큰 성과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올해 확보된 용역비 8억원으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에 따른 타당성 조사 용역을 하반기 발주할 계획이며, 공항입지 등의 용역결과는 약 1년 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용역에서는 새만금지역 공항개발 수요를 비롯해 공항 입지, 규모, 사업 착수시기 등에 대한 결과가 도출되기 때문에 그간 군산공항의 국제공항 확장논리를 펴온 군산시로서는 이 용역 결과에 공항 인프라 확충의 명운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달 21일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및 김해공항 확장방침 발표에 대해 군산시를 비롯한 전북도 일각에서는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혹시나 새만금공항 건설에 불똥이 튀지는 않을 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더욱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과 관련해 현재 가장 큰 관심사는 과연 공항이 어느 곳에 자리하느냐, 즉 공항 입지문제로 쏠리고 있다.

이러한 입지 경쟁은 그동안 영남권 신공항 부지를 놓고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여온 것 처럼 자칫 군산시와 김제시 등의 지역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논리 등을 철저히 배제 한 채 오로지 최적의 공항 입지가 결정되도록 도민들의 역량 결집이 요구된다.

영남권 신공항의 사례처럼 지역간 도넘은 과열 유치경쟁이 자칫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지연시키는 불씨로 작용하지 않도록 지금부터 국토부와 전북도, 지자체 등이 공항입지에 합리적, 객관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산공항 확장부지·김제 화포지구 입지특성은?

그렇다면 새만금 국제공항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군산공항 확장부지와 김제화포지구의 입지 특성은 각각 무엇일까?

군산시에 따르면 현 군산공항 확장부지의 최대 장점은 김제 화포지구에 비해 활주로 확장성이 매우 우수하고, 활주로 배치 방향(남북축)이 주변 장애물의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군산시가 2014년 하반기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군산공항확장 활성화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군산공항 주 활주로(900m)와 평행으로 남서측 900m를 평행증설 할 경우 산단 고도제한 및 소음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됐다.

이 방식으로 군산공항을 확장하면 현 군산공항과 활주로 분리 운영이 가능한데다 여객청사 배치 위치에 따라 공항접근성 최적, 활주로 길이도 3200m까지 연장 가능해 F급 대형항공기 교체공항 지정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무엇보다 현재 남북축으로 운영중인 군산공항과 달리 화포지구는 동서 축으로 부지가 형성돼 있어 만일의 경우 화포지구가 새만금 국제공항부지로 결정될 경우 군사시설인 군산공항과 공역이 겹쳐 항공기 충돌 등 문제점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공역이란 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공간인데, 비행축이 남북축(군산공항)과 동서축(화포지구)으로 서로 다를 경우 공역이 중복돼 항공기 비행안전에 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역 중복을 피하기 위해 화포지구의 비행축을 남북축으로 추진할 경우 활주로 길이가 현저히 짧은 데다, 군산공항 최대 활주로 연장 가능거리인 3200m에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돼 사실상 화포지구를 공항건설의 최적 입지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화포지구는 군산공항 확장부지에 비해 전주 익산권과 접근성이 다소 유리하고, 서해안고속도로와 근접해 이동접근이 양호한 장점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도 군산공항 확장부지는 기존 공항 인프라 주변을 개발하는 것으로 경제성 및 시공성이 우수하고, 소음 및 환경영향 개발 제한 등의 장애요인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군산공항 확장부지는 정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 및 새만금개발 종합계획에 반영된 국가정책에 근거한 입지라는 점에서 화포지구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산공항 확장, 미군 걸림돌 해소

현재 전주권 등에서는 새만금 국제공항 적지로 김제 화포지구를 선호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군사시설 비행안전 등을 이유로 미군이 군산공항의 국제선 확장을 반대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군산시는 군산공항 확장에 대해 미군 측의 반대는 완전히 해소된 만큼 더 이상 같은 이유로 군산공항 확장 문제를 왜곡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입장이다.

시에서 시행한 용역결과를 토대로 미 공군과 협의한 결과 군산공항 확장건설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미 공군의 부정적인 의견과 장애물 고도제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군산공항 확장과 관련해 미 공군 측의 입장을 분석한 결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정하는 운영상의 요구조건에 따라 군산공항 확장건설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에 더 이상 미공군 반대로 인한 공항확장 불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시는 이에 따라 미군 측과 협의가 완료돼 공항확장에 걸림돌이 해소된 사실을 조만간 전라북도에 공문으로 발송, 군산공항 확장의 당위성을 적극 강조할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최적의 공항입지 선정 중론 모아야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타 지역 등에서 새만금신공항 건설에 대해 지속적인 딴지를 걸며 부정적 기류를 형성하려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문동신 군산시장도 최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가장 아쉬운 현안으로 군산공항 확장 문제를 꼽았다.

문 시장은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인근 무안지역 등 타 지역에서 새만금신공항 반대의견을 개진하는 현실을 사례로 거론하며 새만금이 한중자유무역의 선도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공항 건설이 시급하다며 앞으로 전북도 및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새만금국제공항 입지를 놓고 일각에서는 군산시와 김제시가 경쟁 및 갈등 양상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를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공항 입지를 놓고 벌이는 자치단체간 지나친 경쟁이 새만금 국제공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혹시나도 불거질 지나친 지역이기주의를 우려하고 있다.

군산시 역시, 이러한 시각을 의식해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이나 군산공항 확장 당위성 홍보를 자제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군산과 김제라는 소지역주의를 떠나 지금 현재의 공항과 연계해 새만금 종합계획에 반영된 공항 부지를 국제공항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것은 정부기관 일각에서도 이견이 없는 상태이다”며 “다만, 군산공항 확장의 당위성을 폭넓게 알리고 싶어도 지역이기주의로 잘못 비춰질까봐서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입지 요건으로 항공안전, 경제성, 접근성,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만큼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역시 이러한 요건에 부합하는 사항이 있다면 지역이기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최적의 공항 입지가 선정될 수 있도록 도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무력화시키려는 듯한 타 지역의 도 넘은 반대 논리에도 도민들과 도내 정치권이 똘똘 뭉쳐 대응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