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타 체험 자제를 당부하는 현수막(왼쪽)과 신흥동일본식가옥 인근에 문을 연 유카타 대여점

이처럼 신흥동 일본식 가옥 바로 옆에 유카타 대여점이 생기면서 유카타 체험에 나서는 일부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근대역사지구 조성 초기에 제기됐던 일제식 건물 복원에만 치중, 정신은 외면한 채 왜색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는 것.

사실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군산시가 근대역사지구 내에 일제강점기 서민들의 생활상과 수탈의 역사, 우리 민족이 일본인들에게 항거했던 사실들을 녹여내지 못해서라는 분석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관광객들이 근대문화유산을 보고 체험하기 위해 군산에 오고 있지만 정작 군산에 도착해 볼 수 있는 것은 일본식 건물이 전부라는 것이다.

항쟁관이라고 겨우 만들어 놓은 기념관은 터무니없이 좁은 부지에 지역의 역사를 조명하기 보다는 익히 많이 들어 본 우리나라 전체의 독립운동가들을 나열해 놓는 등 허술하기 짝이 없다.

군산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유카타 체험 등에 대해 계속 주시하고 있으며 대안으로 플리마켓 등을 할 때 우리 한복 입기 등을 꾸준히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명동 한 주민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것이니까 관광와서 체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하겠지만 유카타를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들도 자신이 그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유카타가 있으면 우리 민족이 입었던 옷이라든지 색색깔의 한복이나 개량한복도 함께 대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은 “얼마나 체험할 게 없으면 우리를 억압하고 핍박했던 일인들의 옷 입기 체험을 다 하겠느냐”며 “그렇지 않아도 독도니 위안부문제니 정신적으로 무장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시에서 정체성을 확립하지 않고 있으니 관광객도 아무 생각 없이 학살자의 옷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