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일부 건축현장에서 현행법상 명백히 위법인 건축 설계도면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버젓이 건물을 신축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위법 건축물의 상당수는 외지 건축사에 의해 설계도면이 작성, 제출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사정에 어두운 외지 건축사가 제출한 설계도면 및 건축물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실제로 군산시 오식도동에 신축중인 여러 동의 단독주택은 지난 3월 군산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골조공사가 완료단계지만 건축허가 당시 사실과 다른 허위 설계도면을 제출해 허가를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건축주가 외지인인 지상 4층 규모의 이들 원룸은 경기도 소재 모 건축사에서 설계해 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허가 당시 현지 실정과 다른 설계도면을 군산시에 제출했고, 시는 잘못된 설계도를 파악하지 못한 채 그대로 건축허가를 내 줬기 때문이다.

현행 주차장법 및 주차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도로에 접한 건축물 부설주차장은 6m이상 차로를 확보하되 중앙선이 있는 경우 중앙선으로부터 6m를 확보하고, 중앙선이 없는 경우는 도로 반대측 경계선에서 6m를 확보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된 오식도동 원룸은 현지에 중앙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앙선 없는 것처럼 8m 도로의 허위 설계도면을 군산시에 제출해 건축허가를 받은 것.

중앙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없는 것처럼 허위로 설계도면을 제출해 신축한 원룸

이러한 사실은 본지 취재가 시작된 이후 군산시의 현장조사를 통해 곧바로 확인됐으며, 실제로 해당 건축사에서 제출한 설계도면에는 중앙선 표기 없이 건축물로부터 8m의 차로가 확보된 것으로 설계돼 있었다.

뒤늦게 위법사실을 인지한 군산시 관계자는 “통상 건축물과 인접한 도로 폭이나 차선 등은 건축설계도면 작성시 가장 기본적으로 파악하는 필수사항인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사례는 단순 실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관련법에 의해 광역자치단체에 해당 건축사의 위법보고는 물론 건축주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외지 건축사의 설계도면이 이렇듯 위법하게 제출되는 것은 외지인으로서 설계당시 신축부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현장조사 불성실이 가장 큰 원인이며, 건축설계와 감리자가 동일해 사실상 감리기능이 유명무실 한 것도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 건축사업무 대행건축물에 대한 점검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물 골조공사가 완료되도록 4개월 동안이나 이러한 위법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군산시 역시 건축허가만 내주고 현장점검을 하지 않았다는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시 관계자는 “건축물 일제점검이나 건축허가 진행조사 등을 통해 지도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군산지역 건축현장의 위법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일은 군산시 건축행정이 일부 외지 건축사에 의해 속은 어처구니 없는 사례로 지적되고 있어 실추된 건축행정의 권위를 되찾고, 지역 건축업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시당국의 대안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