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4일 롯데마트 앞 도로변을 가득 채운 1만여 인파들이 군산조선소 존치를 외치고 있다.
2017년 군산은 지역사회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끝내 멈춰서는 등 산업단지발 경기침체로 인해 지역경제가 크게 술렁이고 각종 현안이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소용돌이 친 한해였다.
조선소 중단 등 지역현안 암울
군산지역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군산전북대병원 타당성 재조사 용역 논란, 한국지엠 군산공장 철수설 등 3가지 암울한 이슈가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전북 수출의 8.9%를 차지해온 군산조선소는 시민들의 의지를 모은 결의대회와 정몽준 대주주 자택 앞 1인시위, 각 기관단체의 존치 성명 등 지역사회의 총제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주 8년여만인 지난 7월 기약 없이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5천여 근로자가 실직하고, 사내외 협력업체 61개사가 폐업하는 등 군산경제가 급격히 얼어붙었으며, 시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업인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정부 측에 강력 건의함은 물론, 군산조선소 재가동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나 현재까지 재가동 시기는 불투명한 상태여서 지역사회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부지선정을 계기로 순조로운 사업추진을 기대했던 군산전북대병원 건립사업은 병원 측의 타당성 재조사용역을 통해 경제성 및 자체자금 부족이라는 이유로 불투명해지면서 지역사회가 또다시 혼란에 빠져들었다.
전북대병원이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군산병원 건립을 계속 추진하되, 부족한 재원은 군산시와 최선을 다해 노력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사업 백지화 위기는 벗어났으나 재원 확보문제는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어 향후 사업추진이 어찌될지 애매한 상황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문제 역시 물량감소로 위기에 처하면서 자연스럽게 철수설로 이어져 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은 또 하나의 지역경제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산됐다.
한국지엠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이 지난달 28일 군산시를 방문해 전북도와 군산시로부터 군산공장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방안 및 노력의지를 청취하긴 했으나 경영정상화 노력이라는 원론적 답변 말고는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군산경제의 뇌관으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올해 군산지역 최대 이슈였던 이들 3가지 현안은 공교롭게도 지역경제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으나 한 해를 넘기는 현 시점에서도 해결방안이나 묘안은 전무한 상황이어서 지역사회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비응도 군부대부지 관광활성화 사업을 비롯해 조촌동 정수장부지 아파트건립 사업, 은파관광호텔 공사 중단, 군산시민문화회관 활용 문제 등이 지난해 이어 올해도 매듭을 풀지 못한 채 또 아쉬운 한해를 보내게 됐다.
이렇듯 지역경제와 관련된 굵직한 현안이 소용돌이치면서 올들어 11월말까지 무려 2231명이 직업 등을 찾아 군산을 떠나는 등 인구감소 현상도 두드러진 한해였다.
위기 속에서도 빛난 결실
관광분야는 올해 산업단지에서 비롯된 경기침체 충격의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근대문화도시 원도심 일원을 중심으로 한 시간여행축제와 군산야행, 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등 각종 스포츠 행사, 고군산연결도로 부분 개통에 따른 해양관광 콘텐츠 증대 등이 올 한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들이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군산시는 11월 말 기준 올해 316만여명의 관광객이 군산을 방문한 것으로 통계치를 발표했다.
사실상, 한때 잘나가던 대기업의 역할이 주춤한 자리를 관광산업이 대신하면서 군산의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대들보 역할을 한 것이다.
원도심 일대 200억원을 투자하는 도시재생활성화 사업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유발했던 군산시가 중앙동과 산북동 장전, 해이마을 등 2곳을 대상으로 공모한 도시재생 뉴딜시범사업에 선정된 것 역시 올해 군산의 큰 성과로 꼽힌다.
이들 지역에는 오는 2022년까지 각각 250억원과 63억원의 국비와 지방비가 집중투자 돼 체류형 관광거점 개발사업, 철로와 유휴지 공원화사업, 주거환경정비 사업 등이 본격 추진될 계획이어서 이들 지역의 경쟁력 강화 및 관광활성화가 기대된다.
군산지역 2018년도 국가예산이 1조 102억원으로 3년연속 1조원을 돌파한 것 역시 올해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궈낸 결실로 평가된다.
군산시 관계자는 “올해는 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군산공장 철수설, 군산전북대병원 건립 불투명 논란 등으로 지역사회가 매우 혼란스럽고 시끄러웠다”며 “2018년 새해에는 올해 미진사업들이 착착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배가하는 한편, 군산을 이끌어갈 유능한 인사들이 지방선거에서 선출돼 군산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iqtop@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