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지역사회가 조선업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 붕괴이후 지역경제 회생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가운데 군산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동참해야 할 메이저급 기관 단체들의 이러한 군산 외면 행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인 이상 급식을 이용하는 군산지역 기업체, 대학교, 병원, 기관 등 95개소를 대상으로 군산쌀 사용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휴폐업 중인 곳을 제외한 정상운영 73개소 가운데 22곳이 타 지역에서 급식용 쌀을 구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69.8% 만이 자체 급식시설에서 군산쌀을 구매할 뿐 30%는 외지에서 쌀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형별 군산쌀 이용률은 의료기관이 86.6%로 비교적 높은 반면에 기업체와 기관 및 대학교는 각각 68%와 54.5%에 불과했다.

군산시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군산시청, OCI군산공장, 한국유리공업, 대상(주)군산공장, (주)유니드, (주)동우, 군산경찰서, 군산레져산업, (주)세아베스틸, (주)우진이앤지, 한국서부발전 군산발전처 등 주요 기관 및 기업체는 군산쌀을 급식용으로 구매하고 있다.

지역 대학의 경우 군산대 생활관 및 군산대 1식당, 군장대학은 군산쌀을 애용하는 반면에 호원대학교, 서해대학 생활관, 군산간호대 기숙사는 타 지역에서 쌀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은 동군산병원, 차병원, 봉정용양병원, 정다운병원, 성모전문요양원, 모세병원, 한양정형외과, 누가병원 등은 군산쌀을 구매하고 있으나 공공성이 높은 지방공사 군산의료원을 비롯해 원광효도요양병원은 군산쌀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체 가운데 타타대우상용차(주), 한국세큐리트(주), 두산인프라코어(주) 구내식당 등은 타 지역 쌀을 구매하고 있다.

대형마트 가운데 이마트 군산점은 군산쌀을 이용하는 반면에 롯데마트 군산점은 군산쌀이 아닌 타 지역 쌀을 급식용으로 이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호원대와 롯데마트 군산점 등 타 지역쌀을 이용하는 업체나 기관은 군산현지에서 쌀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급식 위탁업체를 통해 본사에서 직접 계약 후 일괄납품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쌀 구매 업무가 본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실상 군산쌀 납품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은 집단급식 납품업체 입찰시 지역업체의 미응찰로 인해 타 지역쌀을 구매한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군산지역의 주요 메이저급 기관단체, 기업체, 병원 등이 급식과정에서 군산쌀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는 각자 사정은 있겠지만, 지역정서에 부합하지 않다는 싸늘한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침체된 군산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군산시를 중심으로 바이(BUY)군산 운동과 내고장 상품 구매 필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정작 주요 기관 및 단체들의 지역생산품 구매 의지가 미온적인데 따른 눈총이 제기되고 있는 것.

소상공인 채모 씨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각 기관단체의 상황에 맞게 급식쌀을 구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군산쌀이 해방이후 첫 해외 수출쌀의 타이틀을 거머쥐며 우수미질을 입증 받은 데다 고용산업위기지역으로 군산경제가 급격히 악화된 상황에서 해당 기관단체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군산쌀 소비촉진은 물론 군산시가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지역상품 구매운동 확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인 김모 씨는  “본사 일괄계약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으나 결국 군산쌀 구매여부는 군산에서 기업이나 학교, 병원을 운영하는 분들의 군산에 대한 애정과 비례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가뜩이나 어려운 군산경제를 살리려는 지역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는 시기인 만큼 일부 기관 단체의 의식변화 및 군산시의 계도 전략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시 관계자는 “미 이용 기관 단체를 방문해 군산쌀 이용 협조를 독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부 업체 등은 본사 직접계약 등의 사정으로 인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며 “앞으로 타 지역쌀 이용업체에 군산쌀 이용 홍보문을 발송하고 담당자 면담을 실시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규모 기관 단체 외에도 쌀 소비가 많은 군산지역 음식점 등을 선별해 군산쌀 이용실태조사 및 구매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