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추가지정이 정치논리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회를 통과한 새만금법은 새만금지역과 군산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토지 저가공급, 보세구역 지정 등을 포함한 경제특례조항을 담고있어 사실상 전북도와 군산시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경제자유구역 지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기반시설 중 국제공항과 국제항만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제자유구역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공항과 항만을 보유하지 않은 내륙지역인 대구·경북권을 배려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당초 12월 초 결정 예정이던 경제자유구역 추가 선정 일정을 늦추기 까지해 개정 법률안 공포 후 효력 발생시까지 의도적으로 일정을 연기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개정된 관련법에 따르면 공항과 항만을 보유함은 물론 새만금특별법으로 경제자유구역 지정여건이 무르익은 새만금군산 지역의 경쟁우위 요소가 축소되는 반면에 공항과 항만 등을 보유하지 못한 대구·경북지역은 오히려 지정 입지를 갖추게 돼 정부의 이러한 법 개정 배경을 놓고 구구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지정을 신청한 5개 지역중 정부가 2개를 추가 지정할 경우 기업유치가 활발한 경기·충남권이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나머지 한 개 지역을 놓고 새만금 군산권과 대구·경북권의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더욱 우려론이 커지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경제자유구역 신청지 실사 중간 결과 경기·충남권과 군산·새만금권이 다소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구권을 중심으로 정치적 접근이 더욱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 국회의원 26명은 28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에 대구·경북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했으며, 이들 지역 상공회의소도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촉구하는 등 정치논리를 확산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자 군산시는 이러한 정치논리적 접근이 자칫 새만금 군산권에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고 문동신 시장을 비롯한 장재식 부시장, 관련 국과장 등을 동원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경제자유구역 지정시 주거지역 예정지인 옥산주거 배후단지의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놓고 농림부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심사과정의 또다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군산시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같은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합리적인 판단과 경제논리로 접근할 일이지 정치논리 내지는 특정지역 배려와 같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면 절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만수 군산발전협의회장(전 군산시의장)은 “군산시민들은 과거 방폐장 주민투표 당시 정부의 일방적인 경주 편들기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며 “또다시 시민들의 염원인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앞두고 정부가 특정지역을 밀어주려는 듯한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은 30만 군산시민을 무시하는 처사인 만큼 정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