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앞바다 타르덩어리 방제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군산 도서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선포 신청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연도와 개야도 등이 오염피해를 입은 현 시점에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할 경우 자칫 오염피해가 없는 지역까지 수산물가격하락, 지역 관광이미지 손상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완주 도지사 주재로 17일 오후 군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유관기관 대책회의에서는 군산 전역이 아니라 현재 피해가 심각한 옥도면 연도지역에 한해 ‘제한적 특별재난지역선포 건의’를 검토해야 한다는 중론이 형성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성식 군산수협 조합장은 “현재 해상과 해안가의 오염이 심각한 연도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는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군산 도서지역 전체에 대한 건의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피해정도가 큰 지역에 국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임 조합장은 또 “만일 군산지역이 재난구역으로 선포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수산업계에 막대한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동신 군산시장도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는 군산지역의 이미지와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피해상황을 지켜보며 특정지역에 한정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완주 지사는 “군산지역 유관기관이 합심해 오염지역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 뒤 “재난지역 선포건의는 군산시와 군산수협 및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군산시와 군산수협 등 유관기관이 특별재난지역 선포 신청에 이렇듯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이번 기름유출 사건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이기 때문에 재난지역이 선포된다 해도 만족할 만한 정부지원을 기대할 수 없으며, 오히려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고군산지역의 관광이미지와 군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우려가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가뜩이나 수산업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성급한 특별재난구역 선포 신청이 자칫 군산지역의 수산경기를 더욱 악화시켜 득보다는 실이 클 수 있다는 우려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 어민과 도서지역 등 에서는 특별재난구역 선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군산시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신청은 현재로선 확정된 게 없다”며 “재난지역 선포로 인한 부정적 결과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협 등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북도는 현재 군산전역이 아닌 연도 등 자치단체의 일부 면 등을 대상으로 특별재난지역선포가 가능한지 여부를 중앙부처에 질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