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바로 옆집이나 윗층으로 불이 옮겨 붙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은 어떻게 될까?”

최근 군산시내 모 고층아파트 14층에서 발생한 불로 15층까지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군산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은 앞으로 유사사례 발생시 책임소재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경과실 화재로 남에게 피해를 입혔을 경우 그동안은 경과실 실화자의 배상책임을 배제했으나 현재는 경과실 실화자에게도 일정부분 배상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는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그동안 중대한 과실이 있을때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온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대해 지난해 8월말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과 함께 적용중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헌재는 당시 결정문에서 경과실 화재의 경우 실화자의 손해배상책임을 감면해 조절하지 않고 실화자의 배상책임을 전부 부정하는 것은 지나치게 실화자 보호에만 치중하고 실화 피해자 보호를 외면한 것이어서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또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을 계속 적용할 경우 경과실로 인한 실화피해자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는 위헌적 상태가 계속되므로 법 적용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실례로 아파트에서 전기누전으로 불이나 윗집으로 번진 경우 판례는 전기누전을 경과실로 인정하기 때문에 그동안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경과실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치 않았으나, 헌재 결정으로 이러한 면책효과는 사실상 없어진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해말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개선 입법을 위해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실화자 및 실화 피해자의 이익을 균형있게 맞추기 위한 법률 제도를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화재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아파트의 경우 관리사무소를 통해 화재보험 내역을 확인한 후 개개인의 실정에 맞게 화재보험 등에 가입하는 등의 지혜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삼성화재 군산사업소 차미숙 씨는 “아파트의 경우 건물에 대해서만 화재보험을 가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화재로 소실된 가재도구에 대해서는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사전에 관리사무소에서 보험계약 내용을 확인한 후 가재도구 및 집기류 등을 담보로 보험가입을 해두면 화재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임차인의 경우에는 임차자배상책임특약과 전세보증금특약 등에 가입하면 더욱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