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준공된 신흥동 말랭이마을 내 건물 내부, 전시체험시설이 채워지지 않아 을씨년스럽다.
신흥동 말랭이마을조성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1년 6개월 정도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전시·체험시설 제작·설치사업이 절반도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군산시가 사업 예산 전액을 미리 집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군산시와 전시·체험시설 설계 및 제작설치 용역 계약을 맺은 A업체가 지난해 말 용역비 6억 원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재정난을 들어 시설 제작 설치에 난색을 표하며 공사를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옛 건물들을 허물고 현대식으로 지은 건물은 이미 지난해 다 지어졌는데도 내부를 채울 전시·체험시설은 1년 동안 거의 진척이 없었고, 전시체험시설이 설치되지 않으니 외부 조경과 2차분 소방, 통신, 전기 공사도 함께 미뤄져 지난해 말 완성됐어야 할 말랭이마을은 여전히 활기가 없고 썰렁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군산시가 2017년 초 먼저 전시·체험시설 설계 및 제작설치 용역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했던 B업체가 중도 포기해 2018년 3월 계약을 해지한 이후 다시 입찰을 진행 A업체와 계약을 맺은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시 이런 일이 발생, 너무나도 안일한 행정이라는 비판이다. 계약 해지한 B업체에 지급됐던 사업비는 소송을 통해 군산시가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전북도 1시군 1대표관광지 육성사업에 선정되며 시작된 신흥동 말랭이마을 조성사업은 부침이 많았던 사업이다. 당초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을 모델로 큰 기대를 안고 출발 2016년 기본구상 및 타당성조사 용역 완료, 2017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당초 근대소설마을에서 7080마을, 말랭이마을(50~80년대 달동네)조성사업으로 주제가 변경되면서 설계가 늦춰졌고 좁은 경사지인데다 마을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가 진행되다 보니 공기도 지연됐다.
이렇게 총 사업비 72억 원(국비 32억, 도비 25억, 시비 15억) 중 32억 원이 건축공사에 투입돼 지난해 12월 예술인레지던스 9동, 전시체험시설 10동, 편의시설 2동 등 총 21동이 완공됐지만 1년 넘게 내부 전시체험시설이 조성되지 않았던 것.
군산시 관계자는 “사고이월했던 예산이라 재이월하면 국도비를 반납해야 하고 이를 막기 위해서 적극행정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지난해 12월에 예산을 전액 집행했다”며 “공정률에 따라 사업비를 집행했어야 하는데 잘못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업체를 위주로 선정하다보니 영세업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시의 4차례에 걸친 사업 진행을 독촉에도 연락을 피하고 재원이 없다는 핑계로 일관하던 A업체는 지난달 군산시가 ‘계약 기간인 12월 19일까지 불이행 시 절차대로 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하자 ”돈을 마련했다“며 공사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시체험시설 설치 완료는 내년 상반기, 조경공사 완료는 내년 상반기로 예정되고 있다.
다만 A업체가 언제 다시 공사를 중지할지 안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재정난에 부실공사까지 우려되고 있어 군산시가 지금까지의 안이한 태도에서 벗어나 철저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지연 기자 (soma70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