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출신 고은선생의 문학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고은문학관 건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문인과 일부 시민들 사이에 일고 있다.

이 같은 여론은 고은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것은 물론 고은이라는 상징자본을 이용해 군산문화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특히 내년이 고은 선생 문학데뷔 50주년이 되는 해로 모 중앙일간지 에서는 고은 문학데뷔 50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고은 선생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안성시에서는 고은을 주제로 한 문화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고은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군산이 자칫 이들 기관과 자치단체에게 고은의 상징자본을 빼앗길 수 있다는 것이 문인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고은은 미룡동에서 태어나 군산고등학교를 중퇴할 때까지 군산에서 생활을 했다.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자치단체에서는 유명인들의 상징자본을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김제시의 경우 작가 조정래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리랑의 내용중 일부 무대가 김제라는 점에 착안에 아리랑 문학관을 건립했다.

조정래의 아리랑의 무대 70%는 군산인 점을 고려하면 군산은 훌륭한 문화콘텐츠를 김제시에게 빼앗긴 형국인 것이다.

또한 남원시 역시 고 최명희 작가의 혼불 의 주 무대가 남원인 점에 착안에 남원에 혼불문학관을 건립했다. 고 최명희 작가는 전주 출신이다.

이처럼 자치단체가 많은 예산을 들여 유명인들의 상징자본을 확보하려는 이유는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것도 있지만 그 보다는 상징자본의 파괴력 때문이다.

이모씨는 “유명인 또는 유명작품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문화상품으로 개발할 경우 지역 이미지 개선은 물론이고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된다.”고 말했다.

자치단체가 유명작품과 유명작가 문학관 등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굴뚝 없는 공장을 건설하는 것.

전남 장성군의 경우는  홍길동전의 주인공인 홍길동이 생가로 추정되는 곳의 발견을 계기로 매년 홍길동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홍길동이라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장성군은 이웃 함양군, 부안군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장성군은 조선의 유림 중 뛰어난 인물 중의 하나인 하서 김인후와 그를 배향하고 있는 필암서원으로 상징되는 '선비의 고장'으로 알려져 왔다.

또한 동학군의 활동에서 중요한 전기가 마련된 황룡강 전투지역과 한말 의병의 중요한 근거지였다고 하는 역사적 사실로 인해 근래에는 '의향'으로 정립되어 온 지역이다.

정경진 작가는 “ 선비의 고장인 장성군은 홍길동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가미시켜 홍길동의 고장 장성이라는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 작가는 “군산은 고은이라는 거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 하드웨어는  그 어느 지역보다 우월하다”고 말하고 고은 문학관 건립을 통해 군산문화의 질적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