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사상 처음으로 재의를 요구(거부권)한 ‘군산시립예술단 설치·운영조례 전부 개정안’이 시의회에서 또 다시 가결됨에 따라 향후 군산시의 처리 여부에 첨예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산시의회는 27일 제269회 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집행부가 재의 요구한 조례안에 대한 무기명 표결을 실시한 결과 23명 중 찬성 21표, 반대 2표로 해당 조례안을 재 가결 했다.

집행부가 재의를 요구한 조례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3분의 2이상 찬성으로 확정된다.

이에 앞서 군산시는 지난달 25일 제26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서 행정복지위원회 제안으로 군산시립예술단 설치 운영 조례 개정안이 의결되자 법률 자문 등을 거쳐 지난 18일 군산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전문가 자문 결과 당초 시의회에서 의결된 해당 조례안이 근로기준법 및 지방자치법에 위배 된다는 것이 군산시의 판단이다.

이날 본회의장에서 한유자 군산시시설관리사업소장은 조례안 재의요구와 관련, 제안 설명을 통해 “시립예술단 단원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며 “취업규칙은 근로조건을 규율하는 조례와 시행규칙도 해당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법 제28조에 지방자치단체는 법령 범위에서 그 사무 조례를 제정하도록 했으며, 근로기준법 제96조 취업규칙은 법령이나 단체협약과 어긋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이번 조례안 중 시립예술단 단원의 취업규칙을 신설‧추가‧변경하는 부분에 대한 법적 검토 결과, 불이익하게 변경되는 부분은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근로기준법 제94조 등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사무국 신설, 해고 및 징계사유 추가 부분은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의 임면권 침해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시의회 송미숙 행정복지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집행부의 재의 요구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 후 군산시 입장을 반박했다. 

송 위원장은 “조례안이 법적으로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집행부가 재의요구까지 하는 것은 마치 때를 벗겨내서라도 잘 보이지 않는 남의 흠결을 찾아내고, 그 흠결을 가지고 시비를 건다는 사자성어 '세구삭반(洗垢索瘢)'하는 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특히, “2023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인건비 과다, 대체 휴무 부여의 적정성 여부, 징계위원회 운영 및 정기평정 문제, 공연보상금 지급 문제, 예술단 퇴직 및 신규임용, 근태 관리 부실 문제, 과도한 외부활동과 겸직 금지 의무 등 예술단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집행부와 예술단에 조속한 시정 및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했으나 이후에도 시정 조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의회 차원에서 거듭 예술의전당과리과에게 조례 개선을 요구했지만, 해당 과는  조례 개정을 위한 노력 대신 갖은 핑계로 복지부동하는 행정 특유의 잘못된 행태만을 보여왔다”고 집행부를 질타했다. 

시는 앞으로, 논란 끝에 의회에서 재의결된 군산시립예술단 설치 운영 조례안이 집행부로 이송되면 5일 이내 공포하거나, 아니면 관련 조례의 위법성에 대한 최종 결론을 얻기 위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 할 수 있어 군산시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시의회를 통과한 조례안의 재의를 요구한 군산시, 이에 맞서 압도적 표차로 재가결한 군산시의회. 앞으로 조례안을 이송받은 군산시의 결정에 따라 향후 양 기관의 관계 분위기 설정이 새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