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설치한 홍보판이 지나치게 낮게 설치돼 실효성 논란과 함께 근시안적 행정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시는 2008군산방문의 해를 맞아 지역 홍보는 물론 특산품, 각종 축제 등 군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서해안 고속도로 하행선 금강대교 인근에 군산시 홍보 전광판을 설치했다.
지난 4월부터 8월말까지 총 3억4천여 만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나포면 서포리 604번지 일원에 설치된 이 홍보 전광판은 높이 24.6m, 폭 17m로 공사가 완료됐다.
문제는 홍보판이 금강대교 높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낮게 설치돼 인근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은 홍보판에 근접해서야 광고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설치한 서해안고속도로 금강대교 군산홍보판이 지나치게 낮게 설치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고속도로 특성상 차량 주행속도를 감안할 때 홍보판의 광고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게 대다수 운전자들의 의견이다.
특히 인근 타 지역은 물론 이 광고판과 불과 몇 km 떨어지 위치에 설치된 광고판의 경우도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 높게 설치돼 수 km 떨어진 지점에서부터 확인 가능토록 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금강대교 군산홍보판 인근에 설치된 또 다른 홍보판. 높게 설치돼 수 km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
운전자 강모씨(45)는 “얼마전 서해안고속도를 이용하다 새로 설치된 광고판을 봤지만 낮아 시야에 잘 들어오질 않았다”며, “수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만큼 운전자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보다 세심한 행정이 이뤄져야 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군산시도 높이 설계가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설치된 홍보판은 가시권이 600m로 너무 낮다는 여론에 따라 내년 높임공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정해진 사업비로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철근값이 고공행진을 하다보니 부득이 현재 높이로 맞출 수 밖에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시가 설계 당시부터 잘못된 부분을 간과한 채 공사를 강행한 것이 아니냐?"며 "뒤늦게 예산부족을 탓하거나 높임공사를 계획하는 것 역시 전형적인 근시안적 행정"이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정근 기자 (kmrnews@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