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최초 3·1운동 발상지인 구암 동산에 시민의 발길을 가로막는 철책 문이 철거되지 않고 있어 이곳을 찾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문제의 철책문은 한국서부발전소 군산건설처 소유 건물인 구 화력발전소 사택 출입문이다.
서부발전소 측은 현재 사용되지 않는 구) 화전 사택을 보호하기 위해 철책 문으로 잠가놓고 ‘무단출입 시 형사고발 조치됨’이라는 경고문까지 달아 놓았다.
철책 문 옆에는 3·1운동 기념비와 구암 3·1동산 표지석만 세워져 있다.
특히 이곳은 구암 교회가 있어 주말이면 교회 신자들과 일반 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시민 이모씨는 “아이들과 함께 구암 3·1동산 산책을 나왔다가 철책 문으로 인해 돌아간 경험이 있다”고 말하고 철책 문으로 인해 호남최초 3·1운동 발상지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구 화전 사택과 부지는 공원지구로 지정돼있어 개발이 제한되어 있는 상태이다. 또한 서부발전소 군산건설처 역시 특별한 활용계획이 없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철책 문으로 잠가놓고 방치해 놓은 이유는 군산시와 서부발전 군산건설처가 매입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산건설처는 공원지구로 지정돼 있어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군산시가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시 역시 매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매입 가격이다.
구 화전 사택은 총 26344㎡로 잠정 감정평가액은 20억 정도이다.
문제는 군산시가 재정여건상 20억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되는 구 화전사택과 부지를 매입할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연차적으로 군산지역 공원지구내 사유지를 매입을 하고 있으나 구 화전 사택과 부지는 예산이 너무 많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매입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구암동산은 역사적 의의가 있는 지역이므로 양 기관이 합의해 철책 문이라도 철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매입 문제는 예산이 드는 만큼 시간을 갖고 해결하고 일단은 철책 문이라도 철거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길영 기자 (leeglu@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