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군산고등학교가 3월부터 개방형자율학교 운영에 들어갔다.

본지는 정주섭(53) 군산고 공모교장을 만나 향후 3년 동안 학교 운영방안과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정주섭 교장은 군산고와 전북대 사범대를 졸업한후 전북대 교육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1982년부터 교단에 첫 발을 들여놓은 이후 전남 목포고, 인천 운산기계공고, 군산고, 월명중 교감, 동원중 교감 등을 역임했다. 

개방형 자율학교 공모교장으로서의 소감은?

평소 교육자로서 군산교육에 많은 관심과 책임감을 가져오던 중 모교인 군산고의 개방형자율학교 지정 소식을 듣고 침체된 교육활성화를 위해 공모교장에 응모했는데 뜻을 이뤄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다.

군산고는 개인적으로 모교인데다 과거 이 학교에서 진학지도와 기숙사 사감장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남다른 교육열정과 감회가 새롭다.

교육자로서 교육철학은?

“누구든 남에게 대접받고 싶어 하는 만큼 자신도 남을 대접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학생의 학력신장을 바란다면 교사가 그 학생들을 올바른 가르침으로 대해야 하고, 학생의 참된 인성을 원한다면 역시 학교와 교사가 학생을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격으로 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학생의 인성과 학력은 교사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소신을 비춰주는 거울이기 때문에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교육관이다.

개방형 자율학교에서 추구하는 교육관은?

개방형 자율학교는 입시위주의 정형화 된 교육에서 탈피해 창의적인 수업방식으로 기존 학교와 차별화된 전인교육을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학사운영의 자율권과 책무성을 쥔 공모교장이 인성과 학력신장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학생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동시에 깨우쳐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군산교육의 현 주소를 진단한다면?

 
몇 가지 문제점도 있지만, 한마디로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흔히들 군산교육을 질이 낮고,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만족도가 낮아 일부 우수학생들이 역외유출 되고, 수월성 교육의 수준차가 커 실효성이 다소 떨어지는 등의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군산시를 비롯한 장학재단 등에서 교육지원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고, 군산의 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자신감과 신뢰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 정도면 군산교육을 새롭게 도약시키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는 형성되었다고 본다.

이제 남은 것은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교육주체인 학교, 학생, 학부모가 삼위일체되어 서로 신뢰하고, 건전한 비판과 제언을 아낌없이 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공모교장으로서 군산고의 개방형 자율학교 운영방안은?

3년은 짧은 기간이지만 인성교육과 학력신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정열을 바치고 싶다.

기본적인 교육과정은 기존과 다름없이 진행하겠지만 방과 후 교육은 철저하게 학생중심의 선택형 과정을 도입할 것이다.

수학과 영어 등 교과수준별 학습을 실시하고, 수월성 교육을 실시해야 할 최상층 학생들에게는 검증된 우수교사를 배정해 저마다 능력에 맞는 학습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교과 재량활동시간은 원어민 강사를 채용해 영어회화능력을 배양하고, 수학전담교사를 배치해 ‘재미있는 수학시간’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의 전문가를 임시교사로 초빙해 자율적인 특기적성교육을 시키고, 수월성 교육의 심화학습 동아리 운영을 통한 해외문화탐방 등의 기회제공도 검토중이다.

학생들의 실력과 특성에 맞게 폭넓은 장학지원제도를 마련해 운영할 것이다.

특히 교사들과 가족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자 한다.

그러나 교사의 가르치는 업무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을 경우 교장으로서 엄중한 지적을 해 나갈 것이다.

이것은 교사의 인격에 대한 지적이 아니라 교장의 공적인 책임영역이기 때문이다.

정주섭 군산고 공모교장

무엇보다 우수학생과 우수 교사 확보가 순조롭게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개방형자율학교가 비단 군산고 만의 교육형태라는 배타적 사고에서 벗어나 군산 교육의 품위와 수준을 동반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공동프로젝트’라는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

때문에 군산시를 비롯한 지역사회 각계 각층의 성원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본다.

도교육청 역시 교사들의 전보인사시 순환전보와 일반전보를 포함해 공모교장의 초빙권한을 최대한 존중해주는 등 교육당국의 전향적인 지원도 꼭 필요하다.

군산고에 대한 재정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

군산고는 교육부 1억원, 군산시 1억원, 총동창회 1억원 등 연간 3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교육부 지원금은 교수학습에 한해 사용할 수 있고, 동창회 지원금은 장학금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다.

군산시 지원금은 교육시설 개선, 교육기자재 지원, 교사지원, 학습활동 동아리 지원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개방형 자율학교의 운영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운영계획서에 의해 군산시 지원금을 일시에 지원받을 필요성이 있는데 군산시는 분기별로 연 4회에 걸쳐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학교운영 계획 수립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이 예상된다.

어차피 합리적인 운영계획에 의해 투명한 예산집행이 이뤄지는 만큼 군산시가 일선 교육현장의 사정을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교육자로서 보람과 아쉬운점은?

제자들이 사회생활 하면서 잊지 않고 찾아오고, 연락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젊은시절 진학지도를 맡다보니 학생들에게 사랑의 매를 대기도 하고 딱딱하게 대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때 좀더 따뜻한 가르침을 주지 못한 것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