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그 상황이면 앞뒤 가리지 않고 환자부터 살릴려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5일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 나운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80대 할아버지가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했다.
급기야 환자는 호흡이 약해지면서 자칫 심정지 위기까지 처할 상황에 놓였다.
이때 어디선가 시민 영웅이 나타나 초기 구급조치를 실시했다.
미담의 주인공인 신찬양 헤신 헤어 원장.
미용실을 마치고 아내와 딸과 함께 늦은 귀가길에 나서던 그는 응급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처음에는 교통사고 등 일반 사고현장으로 생각했으나 가족들이 환자의 기도를 확보하려는 모습을 본 순간 직감적으로 위기상황임을 인지했다.
곧바로 환자에게 다가가 바닥에 눕혀 기도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영하에 가까운 기온으로 환자 체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자신과 환자 가족들의 외투를 바닥에 깔아 보온을 유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또한, 이 과정에서 환자가족에게 119에 할 것을 지시했다.
이후 환자의 입 안에 혹시 모를 이물질로 인해 호흡이 곤란하지 않을까 꼼꼼히 살펴봤고, 호흡과 맥박도 체크했다.
환자는 미세하나마 호흡과 맥박이 뛰고 있었지만 언제든 심정지가 올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그는 환자의 딸인 김영아 씨에게 병력을 확인한 후 평소 폐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파악, 아직 심정지 전 상태인 환자에게 자칫 강한 심폐소생술을 할 경우 환자 갈비뼈 골절 등이 우려되는 만큼 한 손을 이용해 흉부압박을 통해 자가호흡을 유도했다.
이같은 구급조치를 약 7분간 되풀이 하는 과정에서 119구조대가 도착했고, 이후 환자는 구급대에 인계돼 인근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나마 환자는 차츰 회복되면서 조만간 일반병실로 옮겨갈 예정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족들 또한 1분 1초 촌각을 다투는 생사를 넘나드는 순간에 신찬양 원장의 빠른 구급조치로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며 연신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신찬양 원장은 이같은 활약에 대해 자랑스러운 일은 아니라며, 환자가 회복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딸 김영아 씨는 “저 또한 평소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지만 정작 우리 가족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하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라며, “다시한번 아버지를 구해주신 신찬양 원장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신찬양 원장은 “20대 부사관 출신으로 4년간 구급법 교관으로 활동하면서 반복적으로 교육했던 것이 아직 몸에 남아있어 도움을 드린 것 같아 기쁘다”라며, “세상이 점차 각박해지면서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주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외면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데 우리 아이들에게 적어도 살아갈만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지역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환자가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기 가족일처럼 눈물을 떨군 신찬양 원장.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태속에 시민영웅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